아름다운 공동체를 꿈꾸며

벚꽃이 만개하고 개나리가 활짝피어 있는 봄입니다.
저는 아름다운 봄을 맞을 때마다 늘 생각나는 동물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남극의 황제 펭귄들입니다.

남극의 황제펭귄들은 혹독하고 긴 겨울을 보내야만 합니다.
암컷은 알을 낳아 수컷의 발 위에 올려줍니다.
그러고는 새끼를 위한 먹이를 찾아 먼바다로 떠나고
수컷은 암컷이 돌아올 때까지 아무것도 먹지 않고 알을 지킵니다.

남극은 영하 50도 추위에 초속 50ｍ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곳입니다.
펭귄이 혹독한 추위를 이기는 방법이 ‘허들링(Hurdling)’입니다.
수백 마리의 펭귄이 바짝 붙은 채 천천히 돌며 체온을 유지합니다.
서로가 서로의 벽이 돼 무서운 겨울을 두 달 동안 견딥니다.

저는 남극의 펭귄들의 허들링을 보면서
우리 사회가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바로 이런 공공선(公共善)을 이루는 삶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코로나 이후 우리는 사회 곳곳에서 대립과 반목의 편 가르기 전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서로를 향한 질시와 경쟁의식으로는 절대 사회가 바른 모습으로 발전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서로가 서로를 챙기고 돌보는 허들링입니다.

공공선에 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는 때입니다.
재난당한 곳이나 사회적 약자에게 큰 관심이 쏠립니다.
우리 개개인도 대사회적인 공공선을 위한 일에 기민하고 지혜롭게 대처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사회를 하나 되게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나와 생각이 다르다고 무조건 비판하지 말고
서로를 허들링하면서 더 아름다운 아량으로 감싸 안을 수 있다면
그리고 약자에 대한 공공선에 대한 관심을 우리가 지속할 수 있다면
우리 사회는 지금보다 조금 더 나은 사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우리 개인부터 이런 허들링을 만들어가는 가슴이 따뜻한 사람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보다 더 따뜻한 사회를 꿈꾸며… 조운 목사 드림